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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어느 몽타주에 담긴 이야기2017-06-06 12: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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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경찰서에서 형사의 손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사람의 머리스타일은 어떻게 생겼나요?'


'정돈이 안된 더벅머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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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그의 손은 천천히 범인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복장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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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반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있었습니다.'


'어디 그럼 종합해 보면... 이렇게 생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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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범인을 묘사한 몽타주는 완성되었고 이것은 결국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이 몽타주가 작성되고 난 뒤 너무나도 오랜 세월이 지난 뒤였다.


이 이야기는 25년간 영국의 한 마을을 두려움에 떨게한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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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헤이븐은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는 영국 펨브룩셔에 위치한 손꼽히는 명소이다.


해안가의 절경으로 인해 휴일을 맞이하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리틀 헤이븐은 영국에서 제일 낮은 범죄율을 가진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1989년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 아름다운 해변 마을에서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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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헤이븐으로 여행을 간 저의 부모님의 행방을 찾을수가 없습니다.'


리틀 헤이븐 경찰서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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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토마스 딕슨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의 부모를 찾았고


그 즉시 경찰은 해안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수색이 진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2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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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주검으로 발견된 두 사람은 휴일을 맞이하여 옥스포드에서 리틀 헤이븐으로 여행을 온 피터와 그웬다 딕슨 부부였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들은 누구나 그들과 친구가 되고싶을 정도로 친절하고 선량한 사람들이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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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슨 부부는 휴일을 맞아 리틀 헤이븐의 해안가를 따라 캠핑을 하며 주변의 절경을 탐사하는 것을 즐겼지만


휴일의 마지막 날에 참변을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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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 당시 부부의 시신은 양손이 묶인채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발견되었다.


피터는 마치 '처형' 당하듯 묶인 채 뒤통수에 3발의 엽총으로 인한 총상을 입었고, 그의 지갑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부인인 그웬다는 하의가 사라진 채로 강간 당한 흔적과 범인에게 저항을 하다 입은 것으로 보이는 후두부의 치명적인 총상이 있었다.


이후 경찰의 감식 결과 범인은 피터를 먼저 살해한 뒤 그웬다를 살해하기전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보여졌다.


단순 강도의 의한 살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도 참혹한 현장에 경찰들은 치를 떨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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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작은 해변마을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은 금새 마을 전체로 퍼졌고 마을 사람들은 4년 전


마을에서 일어난 '그 일'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기 시작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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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인 1985년 한창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내던 12월 23일 새벽 리틀 헤이븐 한 근교의 농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연기를 본 주민들이 급히 신고를 했고 이 후 출동한 소방대원들의 노력으로 인해 불은 크게 번지지 않고 빠르게 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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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욱한 연기사이로 집주인였던 헬렌과 리처드 토머스 부부는 시신으로 발견 되었고


화재를 진압한 뒤 발견한 부부의 상태는 일반적인 화재 사고의 시신과는 매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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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의 시신은 2층의 자신에 방에서 두손이 묶인 채 꿇어앉은 상태로 발견되었고 리처드의 시신은 카페트에 말린 채로 발견 되었기때문이다.


이것이 사고가 아닌 범죄현장임을 느낀 대원들의 신고로 그 즉시 경찰들이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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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의 조사 결과 두 부부의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이 아닌 근거리에서 맞은 총탄이였다.


두 남매의 사인과 현장의 증거를 토대로 경찰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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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혼자 있던 헬렌을 범인이 제압한뒤 결박했고 그 후 그녀의 뒷머리에 엽총을 발사하여 살해한 뒤 


뒤늦게 돌아온 리처드를 집 밖 마당에서 엽총으로 살해하고 리처드의 시신을 집안으로 끌고 와 카페트로 감싸고 그 위에 불을 지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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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결국 범인을 찾을 수 없게 됬고 이는 그동안 평화롭던 작은 마을 리틀 헤이븐의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고


그후 토마스부부의 끔찍한 사건이 잊혀질 무렵 발생한 딕슨 부부의 사건은 토마스 부부의 사건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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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일어난 시각은 두 사건 모두 새벽이였으며, 두명의 남녀가 살해당했고 그들을 살해한 무기는 '엽총'이였기 때문이었다.


이 천인공노할 범죄는 곧 주민들에게 퍼져 주민들은 '엽총 살인마:Shotgun Killer'가 나타났다며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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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은 부부가 사망한 다음 날 오전 7시에 리틀 헤이븐의 한 은행에서 피터의 카드로 300파운드의 현금이 인출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시 경찰의 수사는 활기를 띄기 시작했고 경찰은 일대를 수소문하여 끝내 목격자를 발견하였으며,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엽총 살인마의 몽타주 또한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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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벅머리에 정돈이 안된 수염을 가진 건장한 체격의 백인 남성. 목격 당시 자전거를 탄 상태로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있었음'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격자의 기억력에 의지하는 한장의 몽타주만으로는 범인을 찾기란 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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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당시에는 체계적인 과학수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는 점점 어려움을 겪게되었고


총 6000여명의 용의자를 조사했지만 결국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진 못한채 수사는 미궁으로 빠지게 되었다.


결국 영국경찰은 팸브룩셔 일대를 공포로 몰아넣은 '엽총 살인마'는 끝내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늘 그랬듯 시간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엽총 살인마에 대한 기억을 점점 지워나갔고


결국 리틀 헤이븐의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 끔찍한 범죄는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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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범인은 자신의 완전범죄가 영원히 세상밖으로 밝혀지지 않기를 바랬을것이다.


하지만 범인의 희망과 달리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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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슨부부가 살해된 지 17년이 지난 2006년 미제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전담반의 팀장


'스티브 윌킨스'는 자신의 전담반을 이끌고 이 작은 소도시 리틀 헤이븐에서 일어난  2건의 미제사건인 '엽총 살인마 사건'을


재수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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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주목한 것은 바로 두 사건에 사용된 범행도구인 '엽총'이었다.


윌킨스의 팀은 지난 20년간 팸브룩셔 일대에서 엽총을 사용한 살인사건 용의자들을 토대로 조사했지만 


엽총살인마에 대한 수사는 몇달이 지나간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채 난황을 겪게 되었다.


지지부진한 수사가 계속되던 어느날 윌킨스의 눈에 한 용의자가 포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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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의 이름은 '존 윌리엄 쿠퍼'


그는 팸브룩셔 일대에서 30여건의 강도 및 강간 혐의로 1998년에 16년형을 받은 범죄자였고 범행도구는 '엽총'이었다. 


윌킨스는 이 점을 주목했고 그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지만 역시 쿠퍼가 미제사건의 용의자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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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윌킨스는 한가지 기묘한 사실을 알게됬다. 바로 쿠퍼가 오래 전 한 유명한 TV쇼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영국 방송국 ITV의 협조를 통해 경찰서 내부의 자료실에서 오래된 영상을 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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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스아이'


다트를 던져 경품을 받는 TV쇼 불스아이는 25년 간 영국에서 인기를 끌던 장수 tv쇼였으며


평균 시청자 수 17만명의 인기 프로그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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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도 영상속의 사회자는 호기롭게 TV쇼의 이름인 불스아이를 외치며 등장했고, 곧 이어 출연자들에 대한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영상을 바라보던 윌킨스의 눈에 젊은 시절의 쿠퍼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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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 윌킨스는 이상한 기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윌킨스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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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때 영상 속 쿠퍼가 등을 돌리는 화면이 나오자 윌킨스는 영상을 멈추었고


자료실을 뒤엎으며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마침내 찾아낸것은 바로 한장의 몽타주였다.


17년전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범인의 인상착의를 담았던 몽타주를 말이다.


떨리는 손으로 TV화면속의 쿠퍼와 자신에 손에 들린 몽타주를 비교하던 윌킨스의 입에서 외마디의 말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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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이다.'


16년전의 몽타주가 오랜 세월을 지나 끔찍한 살인범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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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화면속의 쿠퍼는 만면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사회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회자 : 혹시 하고 계시는 취미가 있나요?


쿠퍼 : 스쿠버 다이빙을 즐깁니다. 특히 리틀 헤이븐의 해안가에서 즐기는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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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퍼가 말하던 곳은 바로 딕슨부부가 살해당한 그 해안가였다.


만약 진짜 쿠퍼가 범인이라면 쿠퍼는 이 방송에 나온 뒤 1달 뒤에 딕슨부부를 살해한 것이었다.


윌킨스는 쿠퍼가 범인임을 확신하고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특이한 영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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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쿠퍼가 강도죄로 검거 될 당시의 경찰서 내의 조사실의 영상이였다.


'어째서 범행을 저질렀나.'


담당형사의 말에도 수갑을 찬 쿠퍼는 묵묵부답이었다.


그는 형사의 계속되는 취조에도 입을 다물고 오히려 벽을 등진 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아무런 말없이 형사의 취조를 계속 듣고있던 쿠퍼는 영상이 끝날 무렵 단 한마디의 말만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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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 혐의를 인정하나?


쿠퍼 : 네


장시간에 걸친 취조끝에도 입을 열지 않던 쿠퍼가 형사의 마지막 말에는 멀쩡히 답변을 한 것이었다.


일반적인 범죄자라면 보통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변명을 늘어놓는것이 일반적인 예지만 쿠퍼의 상황은 뭔가 부자연스러워 보인 것이다.


마치 한시라도 바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감옥에 들어가고 싶은 것처럼


윌킨스는 이것이 단지 강도 혐의만을 받고자 하려는 쿠퍼의 속셈임을 알아차렸다.


그가 감옥에 간다면 사람들의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리틀 헤이븐의 살인사건들은 잊혀질거라는 속셈이


하지만 쿠퍼가 간과한 하나의 사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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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과학수사의 발전이였다.


1985년과 1989년에는 과학수사의 개념조차도 없었기때문에 범죄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쓸만한 증거를 찾기란 너무나 힘든 일이였지만


2006년에는 상황이 달랐다.


윌킨스는 쿠퍼의 자료와 증거물들을 모아 유전자 검사를 요청했지만 증거물들의 기간이 너무나도 오래됬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를 시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성공유무 자체 또한 매우 희박했다. 


하지만 2년뒤 2008년 윌킨스가 그토록 기대하던 유전자 검사가 결과가 나왔고 증거품들에 묻어있던 DNA들은


쿠퍼가 범인임을 알리고 있었다. 바로 쿠퍼가 강도 혐의로 압수당한 물품에서 지난 두건의 살인사건의 피해자들의 DNA가 나온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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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가 사용한 엽총의 총구부분과 쿠퍼의 집에서 압수한 바지에서 피터 딕슨의 DNA가 나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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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범행 당시 사용 착용했던 장갑에서 리처드 토마스의 DNA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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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윌킨스는 조사실에서 쿠퍼에게 명백한 살인의 증거물들을 보이며 그를 추궁했고


쿠퍼는 1999년의 조사실에서와는 달리 신경질적이며 화난 목소리로 자신은 결백하다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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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11년 쿠퍼는 2건의 살인사건과 5건의 강도질 그리고 2건의 강간사건의 용의자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완벽 범죄를 꿈꾼 범인은 단 한장의 몽타주로 인해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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